신탁을 통한 지속가능한 토지의 활용: Dartington E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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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을 통한 지속가능한 토지의 활용: Dartington Estate
다팅턴이스테이트 배치도

영국 남서부 데번(Devon) 지역, 다트강이 흐르는 고유한 풍경과 생태적인 풍요로움 속에 독특한 장소가 있다. 24년 초 영국 남서부의 전환도시들을 따라 여행할 때 Totnes 에 머물며 가본 이 곳은 공원이 아닌데도 모두에게 열려있고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역사적인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넓은 부지가 다양한 공공적 성격의 프로젝트들을 실행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어 인상이 깊었다. 

이 장소는 한때 귀족과 부유층의 사유지였던 Dartington Estate로 1932년 이래로 토지를 사적으로 보유하되 이를 공익적 목적을 위해 운용하는 토지기반 자선신탁(land-based charitable trust)으로 전환되어 운영되고 있다. 토지가 가진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키면서 공공적 가치를 구현하는 활용이 이어져온 100년간의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Dartington Estate의 역사 

Dartington Estate는 약 1,200에이커(약 485헥타르)의 광대한 부지로, 전환도시로 알려진 토트니스(Totnes) 인근에 위치한다. 기록을 살피면 로마시대의 정착지까지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Dartington Hall은 14세기 후반, 리처드 2세의 충신이자 왕실 행정관이었던 존 홀랜드(John Holland, 후에 엑서터 공작)에 의해 건축되었다. 이후 이 부지는 여러 귀족 가문을 거치며 500년 이상을 영국 귀족 계급의 사유지로 유지되었고, 농업과 수렵, 토지소유를 통한 권력의 상징으로 기능해왔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영국 귀족 계급의 재정이 흔들리며, Dartington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에 방치되고 쇠락하기 시작했다.

1925년, 미국인 상속녀 도로시 페인 휘트니(Dorothy Payne Whitney)와 그녀의 남편 레너드 엘름허스트(Leonard Elmhirst)가 이 부지를 매입한다. 이 부부는 Dartington Hall을 중심으로 이 영지를 예술, 교육, 농촌 재생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자 했다. 1932년 Dartington Hall Trust가 설립되면서 이 땅은 공식적으로 공공신탁의 형태로 전환되었다. 이는 영국 내에서도 드문 사유지의 공공화 사례로, 단순한 기부나 기부재단이 아닌, 자산의 사회적 실험 기반으로의 전환을 의미했다. 

신탁의 제도적 기반과 운영 구조

영국에서 '신탁(trust)'은 단순한 기부금 운용 기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경우, 신탁은 2006년 제정된 『신탁법(Charities Act 2006)』과 『신탁법 2000(Trusts of Land and Appointment of Trustees Act)』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설립되고 감독된다. 모든 공공신탁은 영국 자선위원회(Charity Commission)에 등록되어야 하며, 공익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하고 정기적인 회계감사와 공시 의무를 따른다. 이 위원회는 연간 보고서와 회계 내역, 운영 실적을 검토하고, 기준 미달일 경우 개입하거나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Dartington Hall Trust는 1932년에 정식 설립되어, 자산 운영뿐 아니라 교육, 예술, 생태 프로그램 운영을 직접 기획하고 위탁해왔다. 이사회(Trustees)는 외부 전문가, 지역대표, 예술가, 교육가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인물로 구성되며, 최근에는 지속가능성과 재정적 자립을 위한 영리 사업 부문과 임대 수익 모델도 운영하고 있다. Dartington Hall Trust는 토지 일부를 장기임대하거나 사회적 프로젝트에 위탁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복합적 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정부 및 민간기금의 지원 외에도, 부지 내 시설을 임대하거나 자체 교육·문화 프로그램 수익, 식음·호텔 운영 수익 등을 통해 일정 수준의 자생력을 유지한다. 그러나 운영 비용에 비해 수익이 제한적일 경우 예산 부족 문제가 발생하며, 이에 따라 프로그램 조정 또는 부지 매각 등의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예술, 농업, 교육, 생태공동체의 실험

부지는 언덕과 계곡, 강변과 고목 숲이 뒤엉킨 복합지형 위에 자리잡고 있다. Dartington Estate의 부지는 다양한 용도별로 나뉘어 복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심에는 14세기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Dartington Hall이 있으며, 이는 영국에서 가장 큰 중세 시골 영주 저택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 건물은 U자형의 구조에 돌로 마감된 외관과 큰 홀(Great Hall), 도서관, 회랑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회의, 워크숍, 예술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부티크 호텔과 레스토랑도 운영된다. Dartington Hall Trust가 부지를 활용하여 다양한 주체와 위탁하거나 협력하여 운영해온 프로젝트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the Cider Press Center 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제공되는 식음공간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공예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이 자리하고 있다. 

-School Farm은 School Farm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가 2.5에이커의 부지를 임대받아 지역 거주자와 함께 하는 참여형 생태농업으로 운영한다. 지속가능한 농업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이자 지역민에게 채소를 공급한다. 

-Apricot Center 는 Apricot Centre CIC (Community Interest Company)가

장기임대(99년)한 부지에 생태농법과 심리치유가 결합된 복합생태공간으로 운영한다. 

-Land Works 에서는 Land Works Trust 가 부지를 제공받아 출소 예정자, 전과자, 보호관찰 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의 복귀를 돕는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Dartington Hall Trust에 소속된 슈마허 칼리지(Schumacher College)는 E.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사상을 기반으로 91년 Satish Kumar (생태철학자)가 설립하여 생태적 사유와 공동체적 삶을 탐구하는 대표적 기관으로 자리잡았다. 농업생태학, 기후위기 대응, 영성과 사회변화 등의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전 세계에서 참가자들을 모아왔다. 

-역시 90년대에 시작된 Forest Garden은 Martin Crawford가 이끄는 Agroforestry Research Trust가 기후위기 대응형 토지이용 방식의 살아 있는 사례로 평가받는 삼림농업모델을 구축해온 곳이다.

-이 외에도 Dartington Space라는 이름으로 예술가 및 사회적 기업가들이 거주하거나 작업하는 창작 스튜디오가 운영되며, 외부 기관과의 협업으로 팝업 갤러리, 실험극장, 지역 커뮤니티 이벤트 공간으로 개방되기도 한다. Dartington Barn Cinema는 독립영화 상영과 강연, 음악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는 공간이다.매년 열리는 음악축제도 유명하다. 

이처럼 Dartington Estate는 단순한 역사 유산이 아니라, 지역 기반의 예술, 생태, 교육, 공동체 경제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살아 있는 복합적 실험장으로 작동해 왔다. 

위기와 대응, 무엇을 지킬 것인가 

그러나 Dartington Estate는 2010년대 중반부터 누적된 적자와 낮은 임대 수익, 방문객 및 프로그램 참가자 감소 등으로 인해 구조적 재정 압박을 겪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방문객과 프로그램 운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고, 새로운 운영진은 몇 가지 방향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고 있다. 

첫째, 고정비용이 높은 부동산을 유휴자산으로 두지 않고, 공동체 임대나 지속가능 주택, 커뮤니티하우징 개발 등 사회적 수익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둘째, 외부 민간단체나 사회적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부지를 분산 운영하고,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려 한다. 셋째, 기후위기와 생태 전환을 주제로 한 국제적 펀딩과 민간 기부를 확대하여, Dartington의 실험정신을 유지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재정 기반을 재구축하고자 한다.

Dartington Hall Trust는 재정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30년 이상 장기간 유지되어온 슈마허컬리지의 교육과정을 중단(24년)하고, Forest Garden 에 퇴거를 고지(25년)했다가 반대여론에 주춤하는 등 ,신탁의 설립목적에 반하여 고유의 공공적·실험적 역할을 축소한다는 비판에 맞닦뜨리고 있다.

자본이 아닌 관계, 성장 대신 순환을 중심에 둔 경관은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까?

토지를 탈성장적 가치와 생태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자원으로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실험장이자 제도적 모델로서 100년 동안 이어져온 이 토지의 뜻깊은 실험이 어떻게 다음 챕터로 펼쳐질 수 있을 것인가, 무엇을 지키고 어떤 가치를 지속할 것인지 위기와 극복까지도 실험의 일부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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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과 도시가 만나는 '진짜 시장'– 치앙마이 징짜이 파머스 마켓(Jing Jai Farmer’s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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